'일간 이슬아'란 에세이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슬아' 작가의 신간이 나왔다.
일간 이슬아는 구독자를 모집하고
매일 한 편의 에세이를 써서 구독자에게 이메일로 전송한 후
구독료를 받는, 어쩌면 구독 경제의 시조새쯤 될 수도 있겠다.
커리어도 독특하다.
노드모델, 기자, 글쓰기 교사, 연재 노동자, 그리고 출판사 사장.
새 책의 이름은 "부지런한 사랑".
본인이 글쓰기 교사로 일하면서 겪은 경험과 제자들에게 배운 점,
그리고 글쓰기 학생들의 글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나도
밴드를 하면서
최근 수년 동안
일년에 최소 한 편의 가사를 써 왔다.
글쓰기 경험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글쓰기의 핵심은 재능이 아니다.
물론,
붓을 잡자마자
누구나 탄성을 자아내는
멋진 문장을 써 내려갈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마음씨는 비단결 같고
외모는 연애인급이며
연봉은 억대를 넘는
배우자를 만났는데
결혼 후에도
서로만 바라보다
같은 날에 떠날 수 있는 확률과
비슷할 것이다.
당신이
지금 당장 펜을 들어
문장을 적는다면
초등학생도
비웃고 갈 확률이
99.99999999999.... 퍼센트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은 작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글쓰기의 핵심은
마음에 드는 문장이 써질 때까지
반복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포기하기 않고
부지런히 쓰다 보면
언젠가는
당신의 글도
초등학생 정도는
감동시킬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글도
-그럴리 없겠지만-
초등학생이 들어와서
비웃고 가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열번 넘게
고쳐 썼다.)
'부지런한 사랑'을 통하여
지은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글쓰기를 잘 하려면
글쓰기에 대한 애정을 바닥에 깔고
부지런히 쓰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어렵다.
왜냐하면
부지런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글쓰기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부지런하게 사랑한다면
당신은 장기적으로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글을 쓰고 싶지만 재능이 없다"
고 한탄하는 분들에게
이 책의 한 구절을 빌어
답을 대신한다.
스물아홉 살인 지금은 더이상 재능에 관해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된 지 오래다. 꾸준함 없는 재능이 어떻게 힘을 잃는지, 재능 없는 꾸준함이 의외로 얼마나 막강한지 알게 되어서다.
책에 소개된 어린이의 글 하나를 보너스로 남긴다.
글감 주제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라고 한다.
우리 아빠는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하다.
일단 맛있는 국수를 만들어 줄 때는 좋다.
그런데 내가 잘못하면 버럭 화를 낸다.
그럴 때는 나쁘다.
어쩔 땐 자기가 사실 이순신이라면서 장난을 친다.
그럴 땐 이상하다.
9살 이제하 어린이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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