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독서

가면사축 - 고다마 아유무

강기원 2021. 4. 28. 08:52

 

정말 오래전 보았던

그러나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나의 인생 명작

'쇼생크 탈출'

이 책의 제목을 도용하자면

'가면옥축'이라 부제를 붙여도 되겠다.

오랫동안 감옥 생활에 길들여진 죄수들은

석방되어 '자유의 몸'이 되는 것이 가장 두렵다.

가석방되었지만,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을 매달기도 한다.

하지만,

살인범의 누명을 쓴 주인공은

보통의 죄수들은 상상할 수 없는 길을 간다.

 

낮에는 소장과 간수들의 충견 행세를 하면서 절세, 탈세를 도와 준다.

그러나, 밤에는 숟가락으로 감옥 벽을 뚫고 땅굴을 판다.

억수로 비가 내리는 날 탈옥을 감행하고, 성공한다.

아직도 한없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만세를 부르는 장면을 잊을 수 없다.

...

바야흐로

'인싸'의 시대다.

퇴근 후에도

직장 상사/동료와의

끈끈한 유대 관계를 뽐내려

페북에 자랑하고

인스타에 퍼나르며

내가 바로 인싸의 중심이라

착각하는

혹은 자위하는...

(하지만!)

회사 문을 나서는 순간

가고 싶은 곳도

하고 싶은 것도

그 무엇도 없는

진공 상태에서 그저 부유하며

인싸라 착각하는 사축의 전성시대에...

바다 건너

저 멀리 일본열도에서 '가면사축'이라는 책이 출간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책에서 고다마 아유무가 다루는 주된 내용은

세 가지 마인드를 통하여 인생의 주도권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1. 환경 마인드 : 인간관계를 포함해서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 것
  2. 기술 마인드 : 업무 기술과 방법
  3. 자원 마인드 : 돈과 시간을 쓰는 방법

책에서 제시하는 사축과 가면사축의 특징을 몇 가지 적어 볼 테니

점수를 매겨서 본인이 사축인지, 가면사축인지 가늠해 보아도 좋겠다.

 

사축 가면사축
동료들과 자주 어울린다. 동료들과 자주 어울리지 않는다.
상사가 시키는대로 행동한다. 자기 생각대로 행동한다.
상사를 따른다. 상사를 선택한다.
부하 직원을 일일이 지도하고 감독한다. 부하 직원이 스스로 깨닫게 한다.
화를 내야 할 때도 참는다. 화를 적절하게 표현한다.
상사한테 지적 받으면 곧바로 사과한다. 상사한테 지적을 받으면 냉정하게 반론한다.
오래 된 친구가 많다. 친구가 계속 바뀐다.
보고 문서를 열심히 작성한다. 자료 없이 프리젠테이션한다.
퇴근 후 카페나 술집에서 친목을 다진다. 퇴근 후 집으로 가서 자기의 일이나 취미 생활을 한다.
야근을 즐긴다. 정시에 퇴근한다.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 당연시되는 사실도 의문을 품는다.
착실하게 적금을 붓는다. 월급으로 다른 이의 지식, 경험을 산다.
회식에서 끝까지 자리를 지킨다. 회식에서 화장실 가는 척하면서 사라진다.

 

마지막으로

머릿말에 있는 저자의 주장을 들어 보자.

 

세상은 '이용당하는 사람'과 '이용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그런데 슬프게도 대부분은 이용당하는 사람이 된다.
...
내가 회사에서 해고된 후에도 매년 10억이 넘는 수입을 올리고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것은, 가면사축의 마인드로 직장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
결코 내 능력이 뛰어났던 것은 아니다. 다만 인생의 주도권만큼은 빼앗기지 않으려고 했다.
인생의 주도권을 빼앗기면 결국 평생 남에게 이용만 당한다.
그렇다면 인생이 너무 안타깝지 않은가.

 

 

사축

2000년 초반 일본에서 만들어진 용어다.

회사와 가축을 합친 합성어이며,

자신의 자유의지와 인생을 회사에 좌지우지당해

회사의 가축이나 다름없는 처지가 된 불쌍한 직장인들을 일컫는 말이다.

 

사축의 다섯 가지 유형

  1. 노예형 : 일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2. 하치코형 : 나는 회사와 함께 성공하겠다.
  3. 기생충형 : 무슨 일이 있어도 버텨야 한다.
  4. 주머니형 : 줄을 잘 타는 게 최고다.
  5. 좀비형 : 다들 저렇게 바쁜데 너 혼자만 퇴근하겠다고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