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냉장고를 정리하다 보면 생각하지 못한 식재료가 발견되곤 한다. 오늘은 냉동실을 정리하다가 명란젓을 발견했다. 언제 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이걸로 뭘 할까 고민하다가 명란 파스타를 요리하기로 했다.
파스타 요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면과 올리브 오일 다진 마늘이나 통마늘 정도만 있어도 파스타를 요리할 수 있다.
왜 스텐 후라이팬인가, 코팅 후라이팬이 어때서?
팬에서 재료를 볶고 면과 합쳐서 다시 명란 파스타를 만들기까지 대략 1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코팅 후라이팬은 요리 시간이 길어질수록 유해 물질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장비는 당연히 스텐 후라이팬을 사용할 것이다. 또한 코팅 물질은 열을 받으면 화학 성분이 녹아서 음식물에 직접 흡수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체 형태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
누구를 위하여 명란 파스타를 만드나.
오늘은 토요일이다.
"오빠! 오늘 점심은 뭐 먹지?"
아침상을 물리자마자 와이프가 물었다.
"파스타 먹을까?"
나는 대답했다.
"그럴까?"
와이프가 대답했다. (나보고 하란 소리다.)
나는 셰프다, 집에서만.
나는 셰프다. 맛과 멋, 건강을 담은 음식을 요리한다. 물론, 단골 고객은 와이프다. 가끔 후배나 와이프의 친구가 들르기도 한다.
짜파구리 따위, 나는 요리라 부르지 않는다. 건강함이 빠졌기 때문이다. 사실, 조회수를 노리고 한 전시용 요리였다. 그러나 실패했다. 맛은 평범했고 멋도 나지 않았고 결정적으로 조회수도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냉동실에서 발견한 명란으로 파스타를 요리하기로 결심했다. 물론, 장비는 스텐 후라이팬을 사용한다. 코팅 후라이팬은 위험하기도 하고 폼도 나지 않는다.
"조회수 따위~ 개나 줘 버리자!"
괜한 허세를 부려 보지만, 속으로는 걱정 반 기대 반이다.
명란 파스타 재료를 준비하자.
주재료는 명란, 스파게티, 올리브 오일, 그리고 오징어다.
파스타 만들 때는 좋은(비싼) 올리브 기름을 써야 한다. 파스타 맛의 9할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스파게티를 삶아서 올리브 오일에 그냥 비벼 먹기도 한다고 어디서 주워 들었다. 아마 박*일 셰프가 했던 말 같기도 하다.
나는 파스타에 이탈리아 데체코사의 올리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을 사용한다. 동네 이마트에서 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맛과 향이 뛰어나다.
부재료는 냉장고에 굴러 다니는 야채를 사용하면 된다. 나는 양파, 당근, 홍고추, 마늘을 넣을 것이다. 마늘은 편으로 썰고 양파, 당근은 길쭉하게 썰었다. 그래야 파스타의 멋을 살릴 수 있다.
명란 파스타의 주인공인 명란젓은 통으로 사용해도 되고, 칼로 썰거나 다져서 사용해도 된다. 나는 칼로 3~4등분해서 넣는다.
그리고, 냉동실에서 오징어도 추가로 발견했다. 운수 좋은 날이다. 재빠르게 채를 썰었다.
이제, 명란 파스타 만들기 본 게임이다. 스파게티 면을 삶고 스텐 후라이팬을 준비하자.
먼저 큰 냄비에 물을 2리터 정도 담아 소금을 한 숟가락 정도 뿌리고 끓인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스파게티를 적당량 넣는다. 타이머를 8분 정도에 맞춘다. 스파게티 면 삶은 시간은 봉지 뒷면에 적혀 있을 것이다. 대부분 8~9분 정도면 스파게티 면 삶는 시간으로 적당하다.
드디어 스텐 후라이팬이 나설 차례가 됐다.
스텐 후라이팬 사용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중불로 3분 정도 스텐 후라이팬을 예열한다. 그리고 물방울을 떨어 뜨려 본다. 구슬처럼 굴러다니면 예열이 끝난 것이다. 약불로 줄이고 팬에 올리브 오일을 두르자, 넉넉하게.
제일 먼저 마늘을 노릇하게 볶는다. 그리고 나머지 재료를 넣어서 볶아 준다. 그리고 오징어도 넣어서 볶아 준다.
스텐 후라이팬의 장점은 기본적으로 유해 물질 걱정이 없는 것이지만, 막 써도 된다는 편리함도 있다. 스텐 후라이팬에 재료를 볶을 때 쇠 숟가락을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리고 원하는 만큼 재료의 갈변 효과를 낼 수 있다.
마늘을 과하다 싶을 정도로 볶아서 명란 파스타에 새로운 풍미를 더할 수도 있다.
타이머가 울리면 스파게티를 스텐 후라이팬으로 옮긴다. 그리고 면수를 2 국자 뿌리고 함께 볶아 준다. 마지막에 올리브 오일을 조금 더 뿌리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명란 파스타'가 완성되었다. 스텐 후라이팬을 사용하니까 왠지 이탈리아의 별 세 개짜리 레스토랑의 셰프가 된 것 같아 우쭐해진다.
드디어 명란 파스타를 완성했다.
완성된 명란 파스타는 예쁜 접시에 동그랗게 말아서 플레이팅한다. 면을 집게로 돌돌 말면 간단하게 모양을 잡을 수 있다. 물론, 파스타 전용 접시가 있다면 직접 만든 명란 파스타에 멋을 더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냉장고에서 홀대받던 재료를 모아 스텐 후라이팬으로 명란 파스타를 만들어 보았다. 정확하게는 명란 오징어 파스타를 만들어 보았다.
명란 파스타, 누구나 어렵지 않게 뚝딱 한 접시 만들 수 있다. 오늘 점심에는 당신도 셰프가 되어 보자. 그리고 맛과 멋 건강함을 담은 파스타 요리로 가족과 함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껴 보자.
생활 상식. 마트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파스타 면의 종류
- 스파게티: 길고 가는 파스타의 일종, 단면이 원형이고 파스타 재료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 링귀네: 이탈리아 말로 '작은 혀'라는 뜻. 스파게티를 납작하게 눌러 놓은 형태로 단면이 사격형이다.
- 마카로니: 지름 4mm 정도의 구부러진 짧은 튜브 모양의 파스타용 면. 한국에서는 샐러드로 많이 먹기도 한다.
혹시 아직도 스텐 후라이팬 사용법을 모르시는 건 아니겠지요?
명란 대신 소고기를 넣어도 됩니다. 그냥 냉장고에 있는 거 아무거나 넣어 보세요.
어짜피 당신이 드실 거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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