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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소설의 르네상스 시대가 한창이다.

보수당 국회의원들이야 대놓고 소설 쓰던 사람들이니 그렇다 쳐도

법전문가라는 집단들도 오랫동안 본인들의 권력과 이권을 지키기 위해 소설을 써 왔던 정황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

심지어는 국민에게 사실을 취재해서 보도해야 할 언론사들도 한 패가 되어 삼류 소설 축에도 끼지 못할 엉성한 이야기들을 기사라고 찍어내는 중이다.

 

이 와중에 

정작 소설가들은 소설을 쓰지 않는다.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쉐프가 주방에서 요리하지 않고 먹방에 나가서 이빨로 요리를 하고

전직 프로 스포츠 선수들은 후배 양성보다는 예능에 나가서 재롱을 떨면서 한 푼이라도 더 벌고 있는

본인들의 전문 영역을 레버리지로 사용해서 돈을 버는 시대가 된지 오래다.

 

그래서인가...

김연수 씨도 소설을 쓰기보다는 

소설쓰는 일을 소재로 산문집을 출간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김연수의 소설보다 이 책이 훨씬 재미있다.

 

나도 프로그래밍 그만두고

프로그래밍을 소재로 소설을 써 볼까?

심각하게 고민했지만, 그걸로 밥 벌어 먹긴 힘들겠다는 결론이다.

 

물론, 내 주위에도 

술만 걸치면 소설가가 되겠다고 주사를 부리던 친구가 서넛 있었지만

그들 중 단 한 명도 작가가 되지 못 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김연수의 말을 빌려 말하자면

"글 써서 먹고 살 수 있을까?

결혼은 할 수 있을까?

글 쓰는 재능은 있는 걸까?

고민만 하는 자는 절대 작가가 될 수 없는 법이다."

 

이 세상에 만 명의 소설가가 있다면

소설가가 되기 위한 만 가지의 방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김연수는 소설가가 되는 만 가지의 방법을 단 세 문장으로 꿰뚫었다.

 

"매일 글을 쓴다.

한순간 작가가 된다.

이 두 문장 사이에 신인, 즉 새로운 사람이 되는 비밀이 숨어 있다."

 

 

소설가로 밥 벌어 먹기가

접시물에 코 박고 죽기보다 어려운 시절에

혹여 작가의 꿈을 가진 이가 있다면

김연수의 "소설가의 일"을 꼭 읽어 보기 바란다.

 

일단, 재미 하나는 확실하게 보장한다.

 

혹시 한 번 읽어서 재미가 없다면

재미 있을 때까지 읽으면 되지 않겠는가...

 

 

 

 

끝.